본문 바로가기
공무원 생활/공무원 생활

['20.10.] 어느덧 공무원 3년차, 근황과 이런저런 생각들

by kirope 2023. 1. 1.
반응형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가 비슷한 시기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내가 따로 멘토링도 해 드렸던 분의 근황이 궁금하여

그 분의 블로그를 방문하여 아직 시험 공부 중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시간을 공유했었는데, 어느덧 다른 시간을 살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러다 문득 시험 합격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음을 깨닫고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았다.

2017.12.31. 임용되어 일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차가 되었고, 2019년에 직급이 올랐으며,

올해 4월에 결혼을 하고 하반기 정기인사 이동 때에는 소속기관에서 본부로 인사이동을 하였다.

 

규정대로라면 한 부서에 임용된 뒤 최소 2년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여야 하나,

사주에 역마살이 3개라 그런지 3년차에 벌써 3개의 사무실을 거쳐 온 것 같다.

 

3년차가 되니 어느덧 시험 공부를 했던 때가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기억이 가물가물해

최근에 공시 공부에 대한 글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요즘도 가끔 카톡으로 면접에 대해 문의 하시는 분들을 보면

'블로그 글을 보시는 분들이 있구나', '용기를 내어 연락해주어 감사하다',

'이 또한 좋은 인연이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항상 질문자는 다른데 물어보는 질문은 같았다.

'비전공자인데 면접에서 불리하지 않나요?'

그래서 오늘 글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음... 이 질문에 대해 내가 해줄 수 있는 답변은 사실 정해져 있다.

 

"면접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나 비전공자라고 불리하지는 않습니다.

면접은 자기기술서를 토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면접관이 자신이 유리하게 질문을 하도록 방향을 이끌어 갈 수 있기에

비전공자는 비전공자의 방식으로 충분히 면접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교재에 나오는 이론을 자세히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생각해보자.

면접은 전산직이기 이전에 공무원을 뽑는 면접이기에

공무원으로서의 적합성을 먼저 평가하게 된다.

또 면접관이 2명이 들어오는데 전산직만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정도 얘기하면 눈치가 있으신 분이라면

비전공자라고 특별히 불리하지 않다는 얘기가 합리적이라는 것을 깨달으실 것이다.

나의 지난 공무원 생활을 돌아봐도

전산직이 회사 전산실에서처럼 서버만 관리하는 업무를 하느냐?

 

그건 아니다.

신입 교육 때도 들었던 얘기지만 전산직이라고 전산 업무만 하진 않는다.

혹자는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그럼 업무분장이 잘못 된 것 아닌가요? 어느 기관이기에 그렇게 후진적인가요?'

 

맞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업무를 하다 보면 '직렬' 보다는

'공무원'으로서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아야 되는 업무가 있기도 하고

사람이 부족한 경우 직렬에 상관없이 업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필모그래피가 전산 업무에만 특화되어 있다면

이건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고,

전산직이 다른 업무도 해야 한다는 현실에 크게 실망하며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똑똑한 사람들은 결국은 전산직을 그만두고

행정직이나 다른 직렬로 옮겨 가더라라는 자조의 말을 하게 된다.

 

나도 처음에는 같은 생각이었다.

전산직이 왜 전산보다 전산 외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지

이게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특히 2년차의 소속기관 운영지원과에서 1년 6개월 일하는 동안

하루에도 저 생각을 수십번은 한 것 같다

 

전산직 업무 외에도 을지훈련, 재물조사, 공무국외출장 검토 및 심사,

보안점검, 홍보전략회의 등 다양한 업무를 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전산직 업무 외에 했던 업무들이

나의 자산이 되어 현재는 다른 전산직들과는 차별화되는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되었고,

인사이동한 지 2달도 채 안 되어 1명의 대체 불가능한 일원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운영지원과에서 근무하며 항상 '아 전산직이 왜 이런 업무를 하고 있지?

이러다 정보화 업무는 해보지도 못하고 연차만 쌓여서

나중에 업무능력이 없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닐까' 하는 불안해 했던 시간들이

새옹지마가 되어 나의 자산이 된 것이다.

 

이제는 오히려 임용된지 얼마 안 되는 3년차까지는

전산직 업무 외에도 다른 부서를 돌며 다양한 업무를 접해보라고 주변에 권하고 있다.

전문성도 좋지만 다양한 직렬들과 협업하면서 일하는 방식과 소통하는 방식을 배우고,

공무원으로서 지니고 있어야 될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과 마인드를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 중에 어느 쪽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는

공무원 생활을 하다 보면 항상 하게 되는 단골 질문인 것 같다.

현재로써는 공무원은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의 성향에 따라 맞는 업무와 안 맞는 업무가 갈리게 될 텐데,

잘하고 맞는 업무에 대해서는 노력 대비 결과가 잘 나오기 때문에

이 업무에 대해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것이고,

안 맞는 업무는 어쩔 수 없이 중간만이라도 가게 업무를 하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러니 전산직이 전산직 외에 다른 업무를 맡는 것에 대해

너무 마음을 끓일 필요도 없고, 그 시간을 자양분으로 삼아 성장하면 될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비전공자인데 불리하지 않나요?' 라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