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무원 생활/공무원 생활

무엇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나?

by kirope 2020. 1. 6.
반응형

먹고 살기 힘든 시대이다.

당장의 취업을 걱정하고,
취업을 하면 당장 내일을 걱정한다.

취업을 했다는 기쁨은 잠시,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을 하게 된다.

Go? Stop?

정말 저차원적인, 동물적인, 본능적인
위협을 느끼고 그만두길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 왕따, 잦은 야근, 폭언, 무시,
최저 시급보다 낮은 월급
자신의 미래와 적성, 해보고 싶은 일,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고려 등
좀 더 고차원 적인 이유도 있다.

공무원은 무엇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나?
공무원이란 워라밸이 있는 직업이 아니며,
6시 무조건 퇴근은 없다.

월급은 최저시급 수준이며,
사기업에 비해 복지혜택 등 인센티브가 없고,
퇴직금이 없고, 겸직이 어려우며,
품위유지의 의무 등
지켜야 할 의무들까지 생각해보면
최저시급보다 낮을 것이다.

공직사회는 철저한 위계질서의 사회이다.

오래 다닐 수록 월급이 늘어나고
정년이 길다는 것은 장점일 수 있으나,

정년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이고,

오래다녀야만 그나마 볼 수 있는 혜택도
공직사회에 지쳐서 정년을 못 채우고 나오면
맛볼 수 없다.

지쳐서 나가려고 하면
누군가는 돈이 나오니
힘들어도 참고 다니라고 할 것이다.

또 누군가는 다 겪는 일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슬픈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다니기엔
돈이 너무 적어 저축도 어려운데,

사라져야 할 이상한 놈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나 그 사라져야 할 사람이
나보다 직급이 높다면?

그냥 영고다. 영원한 고통.

돈도 적은데 워라밸도 없다.
그리고 내 위의 직급은
계속 내 위에서 나를 괴롭힌다.

그럼 이럴 때 공무원은
무엇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나?

인간으로서의 모든 존엄을 포기하고,
얼마 안 되지만 매달 지급 되는
월급만을 보고 버티는 것인가?

그러기에 우리 한번뿐인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빛나는 진주를 다시 진흙 속에 파묻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결국 공무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이 일이 국가에 도움이 된다는
사명감을 붙잡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

다만 자신의 일을 붙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역시
직급이 낮으면 하기가 어렵다.

오로지 혼자서 묵묵히,
필요하기 때문에 버티고 있다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누가 더 칭찬하는 것도,
더 돈 주는 것도 아닌데,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데,
9급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정말로 필요한 일이 맞는가?
왜 저들은 이 일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지 않을까?

당장 눈 앞에 닥친 일이 아니니까?
그동안 하지 않았어도 별 문제 없었으니까?

버티고 서 있는 다리의
힘이 풀리기 시작하면,
내가 왜 이 짐을 짊어지고 가고 있는지

모든 걸 내려놓고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온다.

사무실에서 외로운 것은 버틸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내 일을 단지
9급이라는 이유로 할 수가 없고,
무시당하기까지 한다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점인 것이다.

모른다는 이유로 관심도 가지지 않아
9급인 내가 5급 사무관의 역할도 하면서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이럴거면 차라리 내가 5급을 해서
내 밑에 팀을 두고 진행했으면 좋겠다.

9급에서 5급까지 27년이 걸린다고 한다.
27년이면 나는 정년퇴직의 나이이다.

이럴 순 없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728x90
반응형